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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는 학위를 세 개 땄고, 직장을 여섯 번 옮겼으며, 4개국에서 살았고, 16개국을 여행하고,
병원에 입원하기를 다섯 번, 중고차 여덞 대를 갈아 치우고,
적어도 4만 킬로미터를 운전했고, 개 한마리가 영면하는 것을 지켜봤고,
약 6만 5000개에 달하는 탄소 안정적 등위원소를 측정해냈다. 특히 등위원소 측정은 우리의 커리어를 내내
관통하는 목표이기도 했다. 우리가 그런 측정을 하기 전에는 신과 악마만이 그 측정값을 알고있었고,
어차피 그 둘 다 관심도 없는 문제 였을 것이다. 이제는 도서관 카드만 있으면 누구나 이 측정값을 찾아 볼 수 있다.
그 측정값들을 실은 논문을 70여 편 써서 40여개의 저널에 발표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이 진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보를 완전히 날조해서 꾸며내는 것이 우리가 속한 곳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또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서 동시에 오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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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여성적이라는 꾸지람을 들었는가 하면 너무 남성적이어서 못 믿겠다는 말도 들었다.
내가 너무 예민하다는 경고를 받은 적도 있고, 비정하고 무감각 하다는 비난도 들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은 모두 나만큼이나 현재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래를 보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그런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내가 여성 과학자이기 때문에 누구도 도대체 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따라서 상황이 닥치면 그때그때 내가 무엇인지를 만들어나가면 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동료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나도 그들에게 충고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음 두 분장을 되뇐다. 이 일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그렇게 해야 할 때를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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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이후 매년 우리는 80억 그루가 넘는 나무를 베어서 그루터기만 남기고 있다.
이런 속도로 건강한 나무를 베어 내느 것을 계속 하면 지금부터 600년이 지나기도 전에 지구 상의 모든 나무들이 그루터기만 남을 날이 올것이다.
우리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이 엄청난 비극에 대해 누군가는 걱정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남기는 것이 내가 하는 것이다.
해마다 적어도 나무 한 그루가 우리 이름으로 베여나간다. 개인적으로 독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한 해에 나무 한 그루씩 심자. 마당이 있는 집에 세 들어 사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나무를 한 그루 심고 집주인이 눈치 채는지 기다려보자. 만일 눈치를 채면 그 나무가 늘 거기있었다고 주장해 보자. 환경을 위해 나무를 심다니 정말 대단한 분이세요. 하는 칭찬까지 더해보자. 집주인이 그 미끼를 물면 나무 한그루를 더심자. 둥치 부분에 철망을 치고 감상적인 분위기의 새집도 하나 매달아서 나무가 영구적으로 거기 서있어야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자. 그런 다음 그집에서 나와 요행을 바라보자.
아기 나무를 땅에 심고 나면 날마다 들여다보자. 첫 3년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가혹한 세상에서 나만이 이 나무의 유일한 친구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 나무가 심어진 등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예금 계좌를 만들어서 매달 5달러씩 적금을 붓자. 나무가 20세에 30세 정도 됐을때 병이 들면(분명히 병이 들 것이다.) 그 나무를 제어내는 대신 나무 의사의 도움을 받아 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매번 치료비로 잔고가 바닥날 때면 그저 묵묵히 다시 예금을 붓기 시작하면 된다. 나무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심은 나무에게 첫 10년은 가장 역동적인 기간이 될것이다. 그 기간동안 나무는 우리 인생과는 어떤 관계를 맺어나갈까? 6개월마다 아이를 데리고 가서 나무 껍질에 금을 그어 아이의 키를 기록해 보자. 어린 자녀가 성장을 해서 집을 떠나고 세상에 나아 가면서 우리의 심장도 일부 떼어가고 나면 이 나무야 말로 그들이 어덯게 자랐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가 될것이고 아이들이 길고도 풍요로운 아동기를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몸소 보여주고 공감하는 존재가 될것이다.
이 모든 일을 해내고 나면 결국 당신은 나무를 소유하게 될 것이고. 그 나무가 당신을 소유할 것이다.
나무를 달마다 측정해서 직접 성장 곡선을 그릴수도 있다.
날마다 나무를 보고, 나무가 하는 일을 보면서 세상을 그들의 관점에서 보도록 노력해보자. 머리가 아파올 때까지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자.,
나무가 무엇을 하려고 애를 쓰는가? 나무의 소원은 무엇일까? 그무엇을 좋아할까? 추측해보자. 그리고 소리내어 말해보자. 자신의 나무에 대해 친구에게 이야기해보자. 이웃에게 이야기 해보자. 그리고 자신이 맞게 추측했는지 궁금해하기도 하자. 다음날 돌아가서 또 다시 생각해보자. 사진을 찍자. 이파리 개수를 세어보자. 다시 추측해보자. 소리내어 이야기해보자. 글로 적어보자. 커피숍에서만난 사람에게도 이야기 하자.
다음날 또 다시돌아가보자. 그리고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계속 나무에 관해 이야기하고 , 날마다 벌어지는 나무의 이야기를 다른사람과 나누자. 사람들이 눈을 굴리면서 부드럽게 당신이 제정신이 아닌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주면 만족스럽게 웃음을 웃자. 과학자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제대로 된 길을 걷고 있다는 증거다.
+
하루 하루를 굉장히 자아실현 충만하게 하며 살아온 저자인것 같다.
그 하루가 20년이 되었고 그렇게 과거를 그려왔던 것 같았다.
나는 과거를 내가 그린다는 생각은 한번도 못해봤다. 미래걱정이나 하고 살았지.
무엇이랄까 나는 미래를 대비하며 불안속에서 오늘을 겨우 살고
과거는 그저 오늘을 소비하고 남은 연료 찌꺼기 같은데
저자에게는 미래가 조금 더 불확실 했지만 과거는 모두 확실했다.
모든 나무가 나이테안에 여생의 기록을 남기고 확실하게 두꺼워 지는것처럼.
내가 미래를 고민하지 않으면 당장 굶어 죽을것이며 불행하기만 할것 같았는데
저자는 적어도 불행하진 않을 수 있다는 말을 해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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